본문 바로가기

감상/영화

SEL 교류 프로그램 <카메라의 눈> 영화 8편 후기 18. 11. 14. 수 - 18. 11. 18. 일 하버드대 산하 감각민족지연구소(Sensory Ethnography Lab, 약칭 SEL)는 인류학과 영상학의 학제간 연구를 위해 2006년 설립되었다고 한다. ACC 시네마테크가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와 협력하여 진행한 프로그램 (KINO-EYE)은 SEL에 영향을 준 작품과 SEL에서 나온 대표 작품을 함께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상영작은 총 8편이다. 사촌 줄스 (Cousin Jules), 1972, 도미니크 베니체티 축복의 숲 (Forest of Bliss), 1986, 로버트 가드너런치 브레이크 (Lunch Break), 2008, 샤론 로크하르트리바이어던 (Leviathan), 2012, 샤론 루시엔 카스탱-테일러, 베레나 파라벨마나카마나 (MA..
10월에 본 영화 타샤 튜더 (2017) 감독 : 마츠타니 미츠에 굳이 영화관에서 보지 않아도 됐을 텐데. 자세한 감상은 http://papercup9.tistory.com/39 올 더 머니 (2017) 감독 : 리들리 스콧 so-so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없음. 너는 여기에 없었다 (2017) 감독 : 린 램지출연 : 와킨 피닉스 린 램지의 다음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 감상은 http://papercup9.tistory.com/43 small deaths (1996)감독 : 린 램지 kill the day (1996)감독 : 린 램지 swimmer (2012)감독 : 린 램지난 물에 너무 약하다. 물, 잠수, 수영 이런 게 나오면 너무 쉽게 사로잡히고 만다. 베를린의 말 (1970)감독 : 말콤 르그리스 컬러와 브라이..
라스트 씬 (2018) - 빛과 사랑이 흐르는 영화관 인터넷에 영화 을 검색해보면 이런 소개가 나온다.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영화관 국도예술관의 폐관 전 한 달의 기록. 극장을 지켜온 사람들은 담담히 마지막 날을 준비하고, 이 공간을 아끼고 사랑했던 관객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풀어 놓는다. 소중한 공간과의 이별 앞에서 지난 정권의 잘못된 문화정책이 필연처럼 떠오른다. (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솔직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설명이었다. 부끄러운 건 알아서 어디 가서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난 내 현실과 맞닿아 있는 걸 보고 싶지 않다. 그게 책이건 영화건. 나는 역사도 현실도 없이, 발 없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유령이고 싶다. 이게 위험하다는 걸 알고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뿐이다. 별다른 실천도 하지 않고 가끔 머릿속으로만..
퍼스트맨 (2018) - 감독의 변화일까 각본가의 영향일까 스포 있음 위플래쉬(2014), 라라랜드(2016), 그리고 2018년의 퍼스트맨.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가 꿈을 좇는 자와 그에 따르는 다양한 명암을 다루고 있다는 건 이제 비밀이 아니다. 드럼 연주자가 악명 높은 선생과 함께 치킨 게임이라도 벌이는 것 같았던 미친 듯한 폭주의 위플래쉬와 배우의 꿈을 꾸는 여자와 '진짜' 재즈를 좇는 남자의 라라랜드에 이어 인류 최초로 달에 갔던 사람을 다룬 퍼스트맨까지 셔젤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꿈을 향해 움직인다. 그리고 영화에서 그들은 꿈을 이루더라도 '모든 걸' 거머쥐지는 못한다. 위플래쉬의 소년 앤드류는 좋아했던 소녀 니콜을 잃고 영화의 종반에 가면 가족인 아버지와도 더 이상 예전 같을 수 없을 거라는 인상을 준다. 라라랜드의 미아와 셉은 각자의 꿈, 배우와..
너는 여기에 없었다 (2017) 보고 이런저런 잡생각 는 보고나서 바로 영화가 어쩌고 저쩌네 가벼운 마음으로 별 생각 없이 떠들어대기 어려운 영화였다. '야, 재밌게 잘 봤다~'하며 휴지에 코 풀듯이 일사천리로 키보드 두드려 감상 찍 싸버리고 잊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쉽게 소비되는 것에 저항하는 영화. 인터넷에 있는 줄거리 소개는 다음과 같다. 끔찍한 유년기와 전쟁 트라우마로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 ‘조’. 유력 인사들의 비밀스러운 뒷일을 해결해주며 고통으로 얼룩진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어느 날, 상원 의원의 딸 ‘니나’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소녀를 찾아내지만 납치사건에 연루된 거물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그렇게 다시 사라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죽어도 아쉬울 것 없는 살아있는 유령 같은 인생에 조용히 나를 깨우는 목소리 “Wake..
9월에 본 영화 인셉션 (2010)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엘렌 페이지, 와타나베 켄, 딜리프 라오, 조셉 고든 레빗, 톰 하디, 킬리언 머피, 마리옹 꼬띠아르, 마이클 케인 어쩌다 보니 레버넌트 보고 일주일 뒤에 봤다. 레버넌트에서 온갖 고생을 하던 디카프리오랑 톰 하디가 여기서는 엄청 뽀송뽀송하고 젊어 보였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커서 보니 킬리언 머피가 까리했다. 정장 차림에 깔끔하게 넘긴 머리, 새파란 눈까지. 약간 예민해 보이는 것도 너무 좋다. 보르헤스의 단편 중에서 이 대목을 읽을 때마다 영화 인셉션이 생각난다. 「너는 완전히 깨어난 게 아니라 조금 전의 꿈에서 깨어난 것이다. 이 꿈은 또 다른 꿈속에 들어 있다. 그렇게 무한히, 마치 모래의 숫자처럼 꿈 또한 영원히 계속될 ..
타샤 튜더 (2017) - 정원과 인테리어 구경하려고 본 영화 타샤 튜더에 대한 특별한 추억은 없다. 소공녀나 비밀의 화원 같은 책에서 가끔 삽화로 접한 적 있을 뿐. 나중에야 '아, 이게 그 사람 그림이었어?' 했던 게 내가 타샤 튜더에 가진 추억의 전부다.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꾸며 옛날 생활 방식대로 살아가는 유명한 할머니라는 정도만 알았다. 굳이 먼 상영관까지 찾아가 영화 타샤 튜더를 본 건 한 편의 영화로서 기대가 된다기보다는 그저 아름다운 정원과 타인의 취향이 묻어나오는 인테리어를 큰 스크린에서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영화적으로는 큰 기대 없이 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본 뒤에 살짝 한숨이 나오려 했다. 아무리 봐도 제대로 된 한 편의 다큐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104분짜리 영상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TV에서 해주는 KBS 특집 다큐에 뿌연..
파이널 포트레이트 (2017) - 자코메티 때문에 본 영화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좋아한다. 그의 사생활 말고 작품을. 어느 할 일 없는 요정이 나타나 세계 예술품 중에 갖고 싶은 걸 딱 한 점 준다하면 나는 아마 자코메티의 조각을 고를 것 같다. 큰 거 말고 아주 작은 걸로. 장 주네가 자코메티의 작품을 들여놓으면 방안이 사원처럼 되어 버릴 것 같다고 했는데 이 말에 동의한다. 파이널 포트레이트가 나왔을 때 영화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뭔가 돌아가는 분위기가 잘해야 평작인 것 같았다. 평소라면 굳이 먼 상영관까지 찾아가 볼 영화는 아니라고 넘겼을 텐데 이건 자코메티였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도저히 외면할 수 없어서 보고 왔다. 파이널 포트레이트는 단순한 영화다. 자코메티의 모델이었던 제임스 로드가 쓴 책에 기반했다. 자코메티의 모델이 된 제임스가 몇 주 동안 예술..